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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어."
소주잔을 비우며 넌 담담하게 말했다.
"왜?"
"그냥. 서로 안 맞는 거 같아서."
실로 무난한 대답이었다.
"어제도 인스타 보고 잘 만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해는 지기 30분 전에도 밝은 거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며 넌 진동벨을 눌러 소주 두 병을 더 시켰다.
"누가 문과 아니랄까 봐."
여느 사람들과 다르게 이별에 태연한 널 보며 놀랐지만,
이 놀라움은 금세 식을 수밖에 없었다.
소주 두 병을 모두 비운 네가 곧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미묘하게 달라진 연인의 카톡 말투,
데이트 때의 적막한 분위기 따위의 흔한 이별 징조들.
너에겐 보고 싶지 않은 노을이었겠지.
친구야, 지는 해에 너무 마음 쓰지 마.
넌 달빛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니까.
언젠간 널 따뜻하게 해 줄 새로운 해가 떠오를 거야.
그때까지 너의 달이 되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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